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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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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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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신문
이유 있는 항쟁, 홍콩 시민의 한마음 <1114호 사회부기획>

이유 있는 항쟁, 홍콩 시민의 한마음

잔혹한 광경 속 자치권을 지키기 위한 그들의 노력

 

  작년 2, 대만으로 여행을 떠난 홍콩의 한 연인은 얼마 지나지 않아 비극을 맞이 했다. 남자친구가 여자친구를 살해 후, 시신을 유기한 뒤 홍콩으로 귀국한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이 사실이 알려진 뒤 대만에서는 그를 체포하려 했으나, 홍콩과 대만은 송환법 체결을 맺지 않아 그를 대만으로 송환할 수 없었다. 이러한 사태 때문에 홍콩 정부는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하려 했으나, 홍콩시민들은 홍콩에 있는 반중국 성향의 사람들이 중국으로 송출될 것을 우려해 송환법 체결을 반대했다.

 

송환법이란?

송환법은 범죄인인도에 관해 그 범위와 절차 등을 정함으로써 국제적인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이다. 나라별로 약간씩 내용이 다르지만, 대체로 자국 영토에서 1년 이상의 징역 금고형에 처할 수 있는 범죄를 저지르고 상대 국가로 도주한 자국민에 대해 인도를 청구할 수 있으며, 상대 국가는 이에 응할 의무를 가진다. 현재 홍콩은 영국, 미국 등의 20개국과 인도 조약을 맺고 있지만, 중국, 마카오, 대만과는 체결을 맺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콩법은 영국식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타국에서 발생한 살인죄를 처벌할 수 없도록 돼 있어 이번과 같은 범죄의 처벌에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홍콩 정부가 2019년 초,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을 마련하면서 대만뿐 아니라 중국·마카오 등에서도 용의자를 소환하도록 법을 바꾸려 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80개국과 인도 조약을 맺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 호주와 범죄인인도조약을 체결한 이후 2011년까지 26개국과 범죄인인도조약을, 20개국과 형사사법공조조약을 체결했다. 범죄인인도조약이 발효된 주요국은 미국, 호주, 필리핀, 스페인,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 태국, 중국, 일본 등이다. 이후 유럽평의회(The Council of Europe) 회원국과도 범죄인인도조약 및 형사사법공조협약을 체결해 유럽평의회 47개 회원국과 비회원국인 이스라엘, 남아프리카공화국과도 협약이 발효됐다. 유럽평의회에는 프랑스, 독일 등의 유럽연합(EU) 전 회원국과 러시아, 터키, 중동부 유럽 국가들이 포함돼 있다.

 

()하는 홍콩, ()하려는 중국

지난 69, 홍콩 시내 곳곳에는 송환법 개정 반대를 위해 빅토리아 공원 등의 곳에서 100만 명의 인파가 모였다. 이는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최대 규모였다. 시민들의 거센 입김으로 인해 612일 홍콩 입법회는 송환법 심의를 연기하기로 발표했다. 그런데도 시위가 계속되자 15,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송환법을 무기한 연기했다. 16, 200만 명의 검은 옷을 입은 시위대는 송환법 완전 철폐와 람 장관 퇴진을 외쳤고 장관은 공식 사과 성명 발표를 했지만 시위는 멈추지 않았다. 결국 18, 람 장관은 두 번째 공식 사과를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환법은 완전히 철폐된 것은 아니었다. 그 후 71일 홍콩 반환 22주년 기념일을 맞아 55만 명의 시민이 운집됐을 때, 홍콩 입법회 건물 점거 사태가 발생했고 경찰과 무력 충돌도 일어났다. 결국 79, 람 장관은 송환법을 사실상 폐기 선언했다.

그렇게 일이 마무리 되는 듯싶었지만, 721일 백색테러가 발생했다. 친중 성향으로 의심되는 세력이 시위대와 시민에게 무차별 폭력을 행사한 것이다. 이에 27일 홍콩 시민들은 백색테러 규탄 시위를 했다. 하지만 경찰은 최루탄을 사용해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켰다. 30일에는 홍콩 당국이 16세 소녀를 포함한 시위 참가자 44명을 폭동 혐의로 기소했다. 이에 분노한 홍콩 시민들은 85일 공항, 지하철 등 20여 개 분야 50만 명 대규모 총파업에 들어갔다. 파업 기간이 길어지자 경찰의 강경 진압은 거세졌고 결국 11일에 40여 명이 부상, 1명이 실명 위기에 처했다. 이에 12, 홍콩 당국은 오후 4시 이후 홍콩국제공항의 모든 항공편을 취소했다.

홍콩 시위가 점차 고조되자 홍콩 내의 중··대학교는 동맹 휴학을 하면서 시위에 동참했다. 이처럼 시위가 점점 대규모가 되자, 람 장관은 이달 4일 송환법 완전 철폐를 공식 선언했다. 하지만 시위대의 5대 요구사항(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중 송환법 공식 철회만 수용했기 때문에 다른 조건도 받아들일 때까지 계속 시위를 할 것이라 예상된다.

 

중국은 왜 이번 시위를 억압하는 것일까?

중국은 한족이 주류인 사회이다. 중국의 약 14억 인구 중 91.5%는 한족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족의 압도적인 숫자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소수민족들의 개성을 존중해주지 않고 있다. 그들이 표방하는 하나의 중국이라는 체재가 무너질까 염려하기 때문이다.

홍콩은 청나라 말기 영국과의 아편전쟁에서 진 중국이 영국과의 남경 조약을 체결하면서 뺏긴 땅이다. 홍콩은 중국 안에 있지만, 영국령이었기 때문에 공산주의화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1997년 중국의 반복된 반환 요구에 19841219일 영국과 중국은 홍콩반환협정을 체결했고, 199771일을 기점으로 155년 식민지 역사를 청산하고 홍콩은 중국에 돌아왔다. 그러나 민주주의에 익숙한 홍콩시민들은 중국에 속해지는 것을 반대했고 그 결과 홍콩은 특별자치구가 됐다.

중국은 특별자치구인 홍콩을 다시 중국에 속하기 위해 노력했다. 중국은 이번 기회를 통해 홍콩을 완전히 다시 얻고, 또 다른 소수민족들에게 중국의 건제함과 강압적인 통치를 보여주면서 독립할 생각을 못 하게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은 연예인을 통해 많은 이들의 동의를 얻고 중국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성룡, 유역비, 엑소 레이, 갓세븐 잭슨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성룡과 잭슨은 각각 홍콩을 통해 성장한 영화배우, 홍콩출신의 아이돌 가수임에도 홍콩을 비난했다며 매국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다. 80년대에는 중국에도 민주주의를 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있었으나 지금의 홍콩보다 더한 공산당의 억압에 실패로 끝났다. 이후 20년 동안 중국은 공산주의를 유지하고 있고, 그때의 일은 중국에서 부를 수 없는 가슴 아픈 사건이 됐다.

얼마 전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촛불시위로 민주주의를 꽃피운 우리나라에도 군부독재시기가 있었다. 언론이 통제되고 권력자에 대한 우상교육이 만연한 시대였다. 하지만 깨어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노력했다. 5.18 민주운동을 지나 6월 민중항쟁을 통해 수많은 이들의 피와 눈물로 독재를 타파하고 민주주의를 이뤄냈다. 힘겹게 쟁취해낸 만큼 민주의 힘을 우리 국민은 잘 알고 있다. 그 힘을 이용하는 법도 알고 있다. 하나의 뜻을 위해 시간과, 장소와 말과, 의식을 함께 모아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원하는 것을 이뤄냈다.

이번 홍콩 시위에 참가한 홍콩인들은 말한다. 우리도 한국처럼 힘을 모아 이 상황을 이겨내고 싶다고. 그 당시 우리의 민주주의를 얻기 위한 노력은 지금 홍콩의 상황과 비슷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뜻을 관철시켰다. 그 어느 것도 쉬운 게 하나 없었다. 홍콩도 현 상황은 암담하게 느껴지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뜻을 관철시켜 나간다면 원하는 것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이재진 기자

ruppinaj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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