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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7689
일 자
19.11.20
조회
77
글쓴이
조대신문
자유와 민주의 가치 中 자본 앞에 무릎 꿇는가<1116호 사회부기획>

자유와 민주의 가치 자본 앞에 무릎 꿇는가

중국에 물먹은 NBA, 블리자드 그리고 사우스파크

 

홍콩의 민주화 투쟁이 현재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은 여전히 홍콩 시민들에게 폭력적인 진압을 가하고 있다. 지난 1, 공산당 중앙선전부는 19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의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중앙이 헌법과 기본법에 따라 특별행정구에 전면적 통제권을 행사하는 제도를 완비할 것이라고 밝히며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민주, 평등, 자유의 가치를 높게 사는 국제 정세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는 중국에 세계인의 시선이 모이면서 중국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세계 각국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에 중국은 경제적 보복으로 응수할 뿐이다.


중국의 경제적 보복은 단순히 불매를 통해 불러오는 손실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기업정신을 자본 앞에 무릎 꿇게 만들고 검열을 일삼는다. 할리우드를 보면 미국이 중국의 조련에 얼마나 익숙해져 있는지 알 수 있다.


중국 정부는 매년 일정 수의 외화만 허용하는 매우 보수적인 문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한, 수입이 결정된 영화라 하더라도 정부의 검열을 따로 통과해야 한다. 때문에 할리우드는 중국에 영화를 팔기 위해 영화 수익의 일정 부분만 배당받거나, 중국회사와 합작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할리우드 영화 내에서 중국이 부정적으로 나오는 장면들은 삭제되거나 다른 나라로 대체되고, 굳이 등장하지 않아도 되는 중국 배경의 이야기와 중국 배우가 나오는 것이다.

 

돈 앞에 장사 없다

지난달 5, 미국의 프로농구협회(NBA) 휴스턴 로키츠의 단장 대릴 모리는 홍콩 시위대의 구호인 자유를 위한 싸움, 홍콩과 함께 서라(Fight forFreedom, Stand with Hong Kong)’는 문구를 자신의 SNS에 게시했다.


중국 여론은 휴스턴 로키츠를 향한 거센 비난을 금치 않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농구협회는 SNS중국농구협회는 휴스턴 로키츠의 대릴 모리 단장의 부적절한 발언에 강하게 반대하며 이에 따라 구단과의 모든 협력과 교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휴스턴 로키츠와의 절연을 선언했다.


조금 과도하긴 하지만 여기까진 전혀 이해 못할 수준은 아니었다. 현재 중국농구협회의 회장으로 있는 사람은 한국에서도 유명한 야오밍 선수로, 그는 휴스턴 로키츠에서 활약했었다. 때문에 휴스턴 로키츠는 중국 농구팬들에게 각별한 존재다. 그런 팀의 단장이 홍콩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으니 중국 농구팬들의 입장에서만 생각할 때, 어쩌면 중국농구협회의 절연 선언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후폭풍은 상식선을 넘어섰다.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이 나서서 모리 단장을 비판했고, 중국 대표 스포츠 브랜드인 리닝은 자신들의 SNS우리는 분노와 강한 규탄을 표현하고 싶다며 로키츠 팀의 스폰서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로키츠의 중국 후원사인 상하이푸둥개발은행도 협력 중단을 선언했다. 뒤이어 CCTV와 텐센트가 로키츠 경기를 중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농구팀 단장의 발언 하나로 초래된 사태로 보기엔 비상식적일 정도로 큰 결과였다.


상황이 종잡을 수 없이 커지자 휴스턴 로키츠의 단장 모리는 SNS에 올린 글을 지우고 나는 중국 팬들의 지지를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팬들을 당황하게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해명했다. NBA 협회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우리는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존중한다며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 모리가 자신의 발언이 로키츠와 NBA를 대표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으나, 개인이 자신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사안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는 일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NBA가 중국에 고개를 숙이자 미국 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NBA가 사과해야 할 것은 노골적으로 인권보다 이익을 우선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24일 펜스 미부통령도 미국과 중국 관계의 미래를 주제로 연 강연에서 홍콩 시위자들을 향해 우리는 당신과 함께 있다고 전하며 NBA독재 정권이 완전히 소유한 자회사처럼 행동한다고 비판했다.

 

막을 수 없는 게 있다

홍콩의 민주화 투쟁과 관련해 중국은 꾸준히 과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그렇다고 비판의 목소리가 줄어들고 있진 않다. 오히려 사람들은 중국의 입맛에 맞게 행동하는 기업들을 지적하고 있다.


지난달 7일, 게임 하스스톤의 e스포츠 대회 하스스톤 마스터즈에서 홍콩 출신 프로게이머 블리츠청(Blitzchung)이 인터뷰를 통해 광복홍콩 시대혁명을 외친 사건이 화제가 됐다. 블리츠청 선수는 블리자드가 공식중계를 맡은 해당 경기에서 가스 마스크와 고글을 쓰고 등장했고, 자신을 위해 마련된 인터뷰 자리에서 광복홍콩 시대혁명이라는 문구를 외쳤다. 블리자드 사는 블리츠청 선수에게 1년간 하스스톤 대회 출전 자격 박탈과 상금몰수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또한, 인터뷰를 진행했던 캐스터 2명도 해고 통지를 받았다.


팬들은 블리자드 사의 이와 같은 대처에 크게 분노했다. 팬들은 블리자드 계정을 탈퇴하는 등의 보이콧을 펼쳤고 더 나아가 지난 1일 열린 블리즈컨 2019’에서 검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블리자드 사의 게임 오버워치속 중국인 캐릭터를 내세운 전단지와 티셔츠를 배포하며 홍콩 시위 지지를 호소했다. 당사의 결정에 반감을 가진 직원들은 블리자드 본사 앞 광장에 모여 홍콩 시위를 상징하는 우산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블리자드 사는 상금 몰수를 취소하고 블리츠청 선수의 출장정지 기간을 6개월로 단축시키는 등 한 발 물러서는 태도를 취했으나, 성의 없는 사과와 행보로 여전히 사람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NBA, 하스스톤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주는 곳도 있다. 바로 미국의 유명 애니메이션 사우스파크. 이 작품은 시진핑 주석의 모습을 곰돌이 푸캐릭터로 그려내고 미국 할리우드 업계가 중국 시장 때문에 검열을 감수하는 것을 높은 수위로 비판해 중국에서 차단을 당한 바 있다.


하지만 사우스파크의 제작자 맷 스톤과 트레이 파커는 지난달 7일 사우스파크 공식 SNS계정을 통해 트레이 파커와 맷 스톤의 중국에 대한 공식 사과문이라는 제목으로 “NBA처럼 우리도 중국의 검열을 환영한다. 역시 자유나 민주주의보다는 돈이 좋다. 시 주석은 와 전혀 닮지 않았다. 위대한 중국의 공산당이여 영원하라! 올 가을 사탕수수 풍작을 기원한다! 중국, 이제 됐지?”라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려 중국의 행태를 비꼬았다.


하나의 중국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나. 중국은 여전히 과오를 범하고 있다. 중국의 자본 앞에 스스로 고개를 숙이는 기업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이 과오에 힘을 보태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지난 5일로써 홍콩 민주화 시위는 150일째에 접어들었다. 시위 현장에서 체포된 시민은 지난달 31일을 기준으로 3,007명이라고 한다. 경찰은 체포된 시민을 향해 폭력을 행사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목숨을 잃는 사람도 있다.


세계 곳곳에서 중국을 규탄하는 목소리는 절대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다. 거대한 자본과 몸집으로 입을 틀어막는다고 한들 그들의 염원까지 막을 수는 없다.

 


최미리솔 기자 mirisol1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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